저는 최근 티쏘 시계에 꽤 빠져 있습니다. 티쏘 1938 헤리티지 3침 모델(현재 방출), 1938 텔레미터, 그리고 PRX까지, 근 1년간 세 점의 티쏘 시계를 구매했습니다. 그만큼 디자인도 잘 뽑고, 브랜드의 헤리티지도 탄탄하여, 요즘 주목할 만한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티쏘 하면 자연스럽게 ‘르 로끌’이나 ‘PRC200’이 떠오르는 나름의 공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공식을 깨고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 시계 팬으로서 기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할 시계는 티쏘에서 묘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다이버 모델인 ‘씨스타’입니다.
씨스타 1000 40mm 모델
씨스타 1000은 이전까지 크고 두꺼운 모델로 출시되었지만, 드디어 40mm 모델이 나왔습니다. 다이얼 색상은 스테인리스 모델이 검정과 터콰이즈 블루, 검정 코팅된 모델은 블루 다이얼로 발매되었습니다. 저는 터콰이즈 블루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다이얼
이 시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이얼입니다. 다이얼에 들어간 독특한 문양이 색감과 잘 어우러져, 처음 봤을 때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랜드세이코만 이런 다이얼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티쏘도 그에 근접한 작업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그세가 더 정교하겠지만요.)
조금 여담이지만, 씨스타 2000의 다이얼도 이쁘다고 생각은 했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너무 과하고, 씨스타 1000의 다이얼이 적당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유의 색감과 다이얼의 무늬가 어우러져, 검정색 다이얼은 얼핏 빈티지한 느낌도 풍깁니다.
디자인과 착용감
처음 다이얼을 보았을 때, 인덱스가 작아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롤렉스 서브마리너도 작은 인덱스를 사용했다는 점을 떠올리며, 비슷한 디자인 언어를 차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시 방향에 있는 데이트창은 개인적으로는 불호입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데이트창 프레임 덕분에 불호가 어느 정도 상쇄되었습니다. 다만, ‘Swiss Made’ 문구가 6시 방향에 자리잡아 인덱스의 일부분을 삭제했기 때문에, 6시 방향에 분침이 가있을 경우 시간을 정확히 읽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40mm임에도 불구하고 착용감은 38mm 시계처럼 느껴집니다. 두께가 12.5mm이지만 손목에 밀착되어 더 얇게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착용한 시계 중 가장 편안한 시계라고 느꼈습니다. 심지어는 지금은 방출한 세이코의 62MAS보다 착용감이 훨씬 좋았습니다.(이 썰은 다음에 다시 풀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스와 마감
특히 케이스 디자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측면의 단차 처리입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 었는데, 예를 들어, 튜더 블랙베이와 비교해 보면, 블랙베이의 케이스의 측면은 너무 평면적이라 종종 거대한 벽을 보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티쏘 씨스타는 옆면에 미세한 단차를 줘서 브러쉬드 처리된 부분과 폴리싱 처리된 부분을 대비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시계가 훨씬 세련되어 보이며 디자인적으로도 재미를 주는 요소입니다.
케이스백과 무브먼트
시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보이는 파워매틱 80 무브먼트는 기존보다 더 세련된 로터 디자인을 채택하여,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스크류백 방식이라 내구성 측면에서도 안심이 됩니다.
베젤
미네랄 소재의 베젤은 다이얼을 둘러싸고 있으며, 회전감은 다소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이코 베젤의 특유한 쫀득한 회전을 좋아하지만, 이는 개인 취향에 따른 차이일 뿐, 크게 나쁜 점은 아니었습니다.
브레이슬릿과 스트랩
기본 브레이슬릿은 3연줄에 중앙 폴리싱 처리로, 개인적으로는 조금 싸구려스럽게 느껴져 냅다 전용 트로피컬 스트랩으로 교체했습니다. 전용 트로피컬 스트랩도 세이코 62마스보다 훨씬 좋게 느껴졌습니다 ^^;
브레이슬릿보다는 스트랩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시계라고 생각해서, 구매후 브레이슬릿은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가을겨울에도 가죽스트랩 구매해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 외
티쏘 씨스타 1000은 방수 300미터 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ISO인증은 받지 않았지만 티쏘를 믿고 쓰고 있습니다. 어차피 물에 들어갈일이 잘 없기도 하구요 ^^; (그러고보니 세이코나, 시티즌 같은 브랜드는 COSC도 못받고, 공급되는 무브먼트의 질이나 가격도 확실히 후달리기 때문에 ISO다이버에 집착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평
훌륭한 데일리 워치입니다. 적당한 사이즈, 다이얼 디자인, 그리고 착용감이 뛰어나 일상에서 손목에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시계입니다. 가격에 이런 퀄리티의 시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티쏘가 점점 더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며, 다음엔 어떤 신제품이 나올지 기대 반, 두려움 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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