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티쏘 씨스타 1000 40mm 모델을 구매하였습니다. 그리고 씨스타가 다이버 모델에 300미터 방수임에도 불구하고 ISO 인증이 없는 건 조금 의아했습니다.
스위스의 다이버 시계 중에서도 ISO 인증을 받은 제품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ISO 6425 다이버 인증을 받은 시계는 일본의 대표적인 두 시계 브랜드인 세이코와 시티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1. 왜 일본 시계 브랜드는 다이버 인증에 집착하는가
특히 세이코는 최근에 파워리저브 시간 증가와 GMT 추가 등의 소소한 업데이트는 있었지만, 무브먼트의 발달이 더디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이코는 오래된 무브먼트를 재활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리테일가 상승은 막지 못했습니다. 반면, 일본 시계업계에는 나쁜 소식이지만 최근 티쏘 같은 스와치 그룹의 시계들이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시계들은 ETA 무브먼트와 셀리타 SW-200 같은 안정적인 무브를 기반으로 하며, COSC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시계 브랜드인 세이코와 시티즌은 COSC 인증을 받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랜드 세이코의 내부적인 테스트를 제외하면, 일반 세이코나 시티즌의 시계에 대해 그러한 인증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내구성을 중시하는 다이버 시계에서 일본 시계 브랜드들은 ISO 인증 없이는 스위스 시계와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시계에게 ISO 인증은 어찌 보면 강제되지는 않았지만 필수적으로 자리 잡은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그럼 스위스 시계는 ISO 인증이 필요 없을까?
최근 스위스 시계들을 보면 ISO 인증을 받지 않은 다이버 시계들이 많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최근에 구매한 티쏘 씨스타 1000의 40mm 모델은 ISO 인증은 없지만 300미터 방수를 지원합니다. 사실상 시계가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방수가 기능하지 않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스와치 그룹 같은 대형 브랜드는 방수 성능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수리나 애프터서비스가 충분히 보장됩니다.
따라서 ISO 인증을 받기보다는, 그 비용을 절감하고 브랜드 신뢰를 바탕으로 개별적인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그렇다면 ISO는 아주 쓸모가 없을까?
사실 인간은 이성적인 판단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Diver’s —m”라는 ISO 인증 문구가 주는 든든함은 큽니다. COSC 인증도 마찬가지로, 현대의 시계들은 COSC 인증이 없어도 충분한 오차 범위를 갖추지만, 인증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존재하죠. (만약 Diver’s —m과 COSC 인증까지 모두 갖춘 시계를 착용한다면, 기분이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물에 들어갈 일은 별로 없지만, 방수 성능에 대한 신뢰도는 ISO 인증을 받은 세이코 시계들에서 더 크다고 느낍니다. 이성적으로는 ISO 인증이 없는 시계도 충분한 방수 성능을 갖추고 있겠지만, 시계는 단순히 기능만으로 선택하는 것은 아니기에, 국제 표준을 따르는 시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결론적으로 ISO 인증은 본인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
그건 그렇고, 일본 시계들이 대체로 스위스 시계보다 야광 성능이 훨씬 좋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ISO 인증을 받은 일본 시계들에서는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는데, 최근에 착용한 티쏘 씨스타 1000의 야광 성능을 보니, 스위스 시계의 야광이 나쁘진 않지만, 일본의 야광 기술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담] 최근 빠진 시계 세이코 터틀 save the ocean (0) | 2024.09.25 |
---|---|
[잡담] 카시오트론 TRN-50SS (0) | 2024.09.08 |
[잡담]스마트폰, 스마트워치가 지배하고 있는 현대에서 가지는 아날로그 시계의 의미에 대한 잡담 / GMT시계의 편리함에 대한 열변 (2) | 2024.09.08 |
[잡담]태양광 충전 시계에 대한 모순 / 부제: 수고를 덜려고 한 시계가 수고를 만들어버렸다. (0) | 2024.09.06 |
세이코 Seiko SBEN003/SJE093 62MAS 방출기 부제: 꿈의 시계는 꿈으로 남겨두는 게 제일 아름다울 때가 있다 (4) | 2024.09.04 |